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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결혼해줄래? 청계천 청혼의 벽

예부터 결혼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 불리며, 우리 일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로 여겨져 왔다. 사랑하는 두 남녀가 만나 연을 맺고 가족을 이루는 일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고 뜻깊은 일이다. 청혼(請婚)은 인륜지대사의 첫걸음이다. 소중한 사람에게 평생을 함께하자는 말을 우리는 청혼으로 대신한다. 그러니 준비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그 순간을 각별히 여기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이들이 그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이유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특별한 프러포즈를 준비하고 있는 당신, 여기 솔깃할 만한 정보가 있다.

					
				

서울 시민들의 쉼터, 청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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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 이후 고가도로가 지나던 청계천은 지난 2005년 다시 복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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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민들에게는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본래 개천(開川)이라 불렀다. 청계천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은 지명정리사업이 있었던 일제강점기 이후부터다. 10km 남짓한 길이의 이 하천은 서울 도심 한복판을 유유히 가로지른다. 광복 이후 하천 위로 고가도로가 들어서면서 흉물로 여겨져 왔으나, 지난 2005년 다시 복원되면서 서울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았다. 이때 복원된 구간은 광화문 동화일보사에서 성동구 신답철교까지의 약 5.8km 구간이다. 이후 서울시에서는 복원한 하천 일원에서 연중 다채로운 행사를 열고 있다. 서울 시민들에게는 도심 한복판에서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쉼터로 자리매김했다.

 

두 물길이 만나는 곳에서 프러포즈를

  • 청혼의 벽은 두 개의 물줄기가 만다는 두물다리 인근에 위치해 있다.

무학교와 고산자교 사이, 성북천과 정릉천이 만나는 곳에 두물다리라는 이름의 다리가 하나 있다. 두 개의 물길이 만난다는 의미로 다리 모양도 서로 만나는 형상을 하고 있다. 두물다리에 어둠이 깔리면 특별한 광경을 마주할 수 있다.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물줄기 위에 투영되는 ‘워터스크린‘이 그것이다. 워터스크린 위로 다정한 연인의 모습이 나타난다. 주위에는 어느 틈엔가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나랑 결혼해줄래?’하며 쑥스러운 듯 고백하는 남자. 생각지 못했던 청혼에 눈물을 글썽이며 응답하는 여자. 그리고 그들의 모습에 내남없이 박수를 치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 이 부러우면서도 달콤한 광경은 청계천에서만 볼 수 있는 이른바 ‘청혼의 벽’ 이벤트다. 지난 2007년 시민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만든 것으로, 2012년에는 참여 커플만 무려 1,000쌍을 돌파했다. 

 

‘청혼의 벽’ 프러포즈, 어떻게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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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혼의 벽에는 사랑을 맹세한 자물쇠들이 걸려 있다.

‘청혼의 벽’ 프러포즈를 젊은 남녀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청계천 ‘청혼의 벽’에서는 예비 신혼부부를 위한 프러포즈는 물론 재혼 부부, 노인 부부, 다민화 가구 등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러포즈 기회를 제공한다. 사랑엔 국경도 배경도 필요 없다고 했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사전 신청만 하면 청계천에서 프러포즈를 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친구에 대한 고마운 마음까지, 꼭 프러포즈가 아니더라도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청혼 신청은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3월부터 받는다. 청계천 공식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날짜와 내용을 입력한 후 사용신청을 한다. 이때 워터스크린에서 상영하고 싶은 UCC 등을 함께 업로드 한다. 신청이 심사에 통과되면, 이제 남은 일은 ‘청혼의 벽’ 현장에서 마음을 전하는 일이다. 봄은 유독 웨딩마치를 올리는 커플이 많은 계절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따뜻한 봄, 특별한 봄을 보내고 싶다면, 그리고 그 봄이 영원히 지속되길 바란다면, 청계천 ‘청혼의 벽’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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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에게 ‘청혼’이라는 말만큼 가슴 설레는 말이 또 있을까요!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순간을 보다 특별히 만들고 싶다면, 청계천 ‘청혼의 벽’을 찾아보세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5월 21 일자